빵빵한게 조아요

그리스 신화 중에 '레테 강 이야기'가 있다.

레테 강은 사람이 그 강물을 마시면 자기의 과거를 모두 잊어버린다고 하는 망막의 강이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이 건너는 스틱스 강이 그 옆에 있었다.

한 여인이 스틱스 강에 이르러 이제 이 강을 건너 영원한 나라로 갈 참이다. 저승 가는 길 도중에 있는 스틱스 강을 건너려는데 뱃사공이 여인에게 말했다.

"이 강을 건너기 전에 레테의 물을 마시고 갈 것인지 마시지 않고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여인이 물었다. "그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됩니까?"

뱃사공이 대답했다. "그 물을 마시면 지난날의 괴로움을 말끔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여자는 "정말요? 그렇다면 어서 마셔야지요. 나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일, 괴로운 일들을 말끔히 씻어 버리고 싶어요. 어서 그 물을 제게 주세요."

그러자 뱃사공이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런데 생각해야 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 물을 마시면 괴로운 일을 잊어버리는 동시에 기뻤던 일도 다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순간 여인은 고민에 빠졌다. 아프고 괴로웠던 일 잊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기쁜 일까지 잊어야 한다니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여인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마시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몽롱한 인간보다야 고민의 밤을 보내는 인간이 훨씬 인간답지 않은가?